쇼트트랙 안방서 열렸는데… 금메달은 박지원뿐

정보/뉴스


스포츠정보


인기게시물


인기소모임


최근글


쇼트트랙 안방서 열렸는데… 금메달은 박지원뿐

꽃다지 0 25
세계선수권 1000·1500m 2관왕
최민정, 1000·1500m 은메달 계주
男 3위·女 2위 머물러

1679180945334.jpg 박지원이 서울 목동에서 열린 2023 ISU 세계쇼트트랙 대회에서 남자 최강자의 위용을 뽐냈다. 그는 세계선수권 개인종목에는 처음 출전해 남자 1500m, 1000m 2관왕에 등극, 경쟁자인 린샤오쥔(중국·한국명 임효준)을 압도했다. 박지원이 12일 1000m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는 모습. /뉴스1
서울에서 펼쳐진 한국과 중국의 동갑내기 쇼트트랙 에이스 맞대결에서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한국의 박지원(27·서울시청)이 웃었다. 박지원은 10~12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쇼트트랙선수권 대회 개인전 2관왕에 올랐다. 올 시즌 월드컵 종합 랭킹 1위에 오른 기세를 이어갔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로 금메달을 딴 후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27·한국명 임효준)은 계주 종목에서 2개의 메달(금1, 은1)을 목에 걸었다.

박지원은 11일 남자 1500m와 12일 1000m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모두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했다. 1500m 결승에서 그는 스타트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뒤 순위가 뒤처질 때마다 적극적으로 앞쪽 자리를 공략했고, 5바퀴 반을 남겨두고 선두로 올라선 뒤 질주를 이어가면서 1위로 골인했다. 그는 1000m 결승에서도 초반 선두 뒤에서 자리를 지키다가 3바퀴를 남겨두고 압도적인 스피드로 레이스를 뒤집었다.

박지원은 올 시즌 월드컵 1~6차 대회에서 금 14개를 획득, 월드컵 종합 랭킹 1위에 오르며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1500m, 1000m 종목별 랭킹도 모두 1위다. 그는 “올 시즌 좋았던 성적이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으로 다가왔다”며 “이번 시즌 내가 제일 잘했던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그는 또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과 2관왕 달성을 한국에서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스럽다. 팬들의 응원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박지원은 관심이 쏠렸던 린샤오쥔과의 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2관왕에 오른 박지원과 달리 린샤오쥔은 개인전 ‘노메달’에 그쳤다. 린샤오쥔은 11일 남자 500m 결승전에서 가장 먼저 골인하고도 기록 측정 장비(트랜스폰더)를 착용하지 않고 경기에 나서 실격 처리되는 황당한 실수를 범했다. 그는 “1위를 한 줄 알았는데 심판이 트랜스폰더 어디 있느냐고 물었을 때 단단히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12일 1000m 준준결승에선 박지원과 한 조에서 달려 4위에 그쳐 탈락했다. 1500m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린샤오쥔은 귀화 이후 올 시즌 처음 중국 대표팀에 뽑혔다. 월드컵 종합 랭킹 20위에 그쳤으나, 시즌 막판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박지원의 라이벌로 떠올랐다. 박지원은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뛰어난 선수 중 하나일 뿐이다. 특정 선수를 의식하다가 내 레이스를 망칠 수 있다”고 했지만, 둘의 대결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박지원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져 린샤오쥔의 금메달을 TV로 지켜봐야 했던 아픔을 갚아줬다.

린샤오쥔은 대신 계주 종목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 혼성 2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뛰는 대회라 더 긴장됐다. 그동안 마음고생도 있었는데 지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며 “아직도 응원해주시는 한국 팬들, 멀리까지 와주신 중국 팬들 모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지원이 세계 1위의 위엄을 떨쳤지만, 다른 종목에서는 ‘노 골드’에 머무르며 한국 쇼트트랙은 ‘안방’ 대회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전 종목 노 골드 굴욕을 당했던 2001년 대회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이었다. 금 2, 은 3, 동 1개를 획득했다. 혼성 계주는 준결승에서 탈락했고,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3000m 계주는 각각 3위와 2위에 그쳤다. 그나마 여자 대표팀 간판 최민정(25·성남시청)이 1500m와 1000m에서 2위를 기록, 여자 계주 포함 은메달 3개를 땄다.

이번 대회에선 모든 종목을 석권한 네덜란드 여자 대표팀의 활약이 돋보였다. ‘신성’ 산드라 펠제부르(22)가 500m와 1000m를 석권했고, 월드컵 종합 랭킹 1위 쉬자너 스휠팅(25)은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특히 500m 종목에선 금·은·동이 모두 네덜란드 선수의 차지였다. 네덜란드는 여자 3000m 계주와 혼성 2000m 계주 우승도 휩쓸었다.

기사제공  조선일보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