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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10대 건강이 위험하다' 학교에서 점점 외면받는 체육수업 본문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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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수업이 진행중인 고등학교. 사진=이석무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러다 학교에서 체육 수업이 아예 사라질 지경이에요.”

체육교사들이 들고 일어섰다. 전국 고교 체육교사 1443명은 최근 ‘고교 청소년의 체육수업 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한 체육교사 성명서‘를 발표했다.

체육교사들은 “고등학교 전 학년 중에서 한 학년은 일주일에 1시간만 체육수업을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 전국의 수많은 고등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향후에 더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 많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쏠림현상을 우려하거나 입시 중심의 일반고 교육과정의 운영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과목 선택지에서 체육이 아예 제외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체육에 적성과 흥미를 갖고 체육 분야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조차 체육 수업을 받을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체육교사들의 호소는 학교 체육의 위기를 대변한다. 이와 맞물려 안 그래도 운동 부족에 허덕이는 학생들의 건강도 더 위협을 받고 있다.

세계 주요 교육선진국들이나 세계 명문학교들은 오래전부터 체육수업에 정책적 지원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체육수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이다. 체육수업이 체력 향상은 물론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도덕과 책임, 의무를 가르쳐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런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오히려 체육수업을 축소하고 학생들을 교실에만 가둬놓고 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면서 총 이수학점을 축소하고 있다. 고교생이 3년 동안 이수해야 할 학점이 204단위에서 192단위로 줄어드는 것이다. ‘단위’는 수업시간을 의미한다. 192시간을 각 과목별로 나눠 3년 6학기 동안 배우는 것이다.

그전에도 고등학교의 체육수업 필수이수 단위는 10단위였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는 12단위로 체육수업을 진행했다. 기본적으로 학기당 주 2시간씩은 체육수업이 편성됐다. 학생들의 체력향상과 인성교육, 학교 폭력 예방 차원에서 체육수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총 이수학점이 축소되면서 체육 수업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12단위로 운영하던 체육수업을 10단위로 줄이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는 10단위를 6개 학기에 고루 편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정 학년은 주당 1시간밖에 수업을 못하는 상황이 전국 고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다.

고교학점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면서 학생들의 과목선택권도 확대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해 진로를 모색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학생들은 체육 과목을 선택할 수 없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이 체육 과목에만 쏠릴 것을 우려해 선택 과목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체육에 적성과 흥미를 느끼고 체육 분야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오히려 과목 선택권을 박탈당하는 역차별을 겪고 있다.

주 1회 체육시간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 현장 체육교사의 지적이다. 한 학기는 16주로 이뤄진다. 체육수업이 한 학기 16시간밖에 안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체육수업에는 ‘학생 건강체력 평가(PAPS)’가 의무적으로 포함돼 있다. 왕복 오래 달리기, 50m 달리기,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 윗몸 말아 올리기 등의 기록을 측정해 학생들의 건강 상태와 체력을 측정한다.

PAPS는 과거 학교에서 운동관련 체력을 평가한 체력장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정하고 학생들의 비만과 체력 저하를 방지하고자 개발된 건강체력 관리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PAPS를 수행하는 데만 최소 10시간 이상이 든다는 점이다. PAPS를 위한 시간을 빼면 실질적으로 가능한 체육수업은 6시간뿐이다. 체육수업이 유명무실해진다는 말이 나온다.

안국희 부천 부명고 체육교사는 “주당 1시간 수업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취기준과 핵심역량을 가르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며 “평가를 진행하기에도 힘들 정도로 적은 시간이기 때문에 체육수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체육수업이 학교에서 홀대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체육수업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말뿐이다. 결국 학생들이 체육을 즐길 권리는 입시 중심 논리에 묵살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국민생활체육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7년 59.2%에서 2021년 60.8%로 점점 증가했다.

반면 연령별로 봤을 때 10대의 규칙적 체육활동 참여율은 2017년 60.4%에서 2021년 55.0%로 크게 감소했다. 전연령을 통틀어 가장 낮게 조사됐다. 심지어 70대(58.3%)보다도 참여율이 낮았다. 10대 학생들의 운동부족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수치다.

지난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도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스포츠 기본권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운동하는 국민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2021년 60.8%였던 국민 생활체육 참여율을 임기가 끝나는 2027년 68.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체육은 학교에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과목이 아니다. 국민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교 체육수업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려 학생들이 체력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풀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성철 운산고 체육교사는 “학교에서 체육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우선 체육교사가 교육과정 전문가가 돼 학교와 논리적으로 소통하고 주장해야 한다”며 “또한 학생 본인과 학부모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선택과목 가운데 특정 교과를 배제할 수 없도록 규정으로 명시돼야 한다”며 “입시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과목 선택 의사가 묵살되지 않도록 시도 교육청에서도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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